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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물 흐르듯이

로비와 라운지 




“박 목사, 자네 라운징(Lounging)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라운징이요? 글쎄요? 라운지(Lounge)라는 말은 들어봤습니다. 호텔이나 병원에 가면 1층을 보통 라운지라고 하지 않나요?”

“그렇지. 그 말을 확장시킨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네. 사람들로 하여금 멋진 가구들로 장식되어 크게 확대된 응접실과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게나. 달리 말한다면,‘수준높은 휴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

“어휴. 교수님만 뵈면 매번 새로운 얘기를 들어서 정신이 없습니다 그려. 오늘은 또 무슨 말씀을 해주시려고 하시나요?”

“왜, 자네 저번에 교회 로비를 리노베이션 하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네. 인테리어를 새로이 고치면서 로비를 카페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죠.”

“그렇지, 그렇지. 요즘 많은 교회들이 로비를 카페 공간으로 만들어서 지역 사회에 오픈할 생각을 하지. 그런데, 그 개념이 어디서 온 것인 줄 아는가?”

“잘 모르겠습니다. 뭐, 크리스탈 처치나 윌로우크릭 교회와 같은 큰 교회를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닐까요?”




제 3의 공간 : 어떤 장소가 주일지 고민해 보라


“지난 번에 내가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을 걸세. 집도 아니고 직장도 아닌 제 3의 공간, 집에 있는 소파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을 때의 편안한 느낌이 전해지는 곳을 뜻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내 마음에 지극히 편안함을 주는 곳.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한가로이 소일을 할 수 있는 곳. 전혀 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편한 동작으로 이루어지는 곳. 이런 곳을 뜻하는 것이지. 유명한 커피숍‘스타벅스’가 제 3의 공간을 표방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나갔지.”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 로비도 마치 스타벅스처럼 사람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보려는 것이죠.”

“다음은 로비와 라운지의 개념이라네. 자네 교회는 그 중에 어디에 주로 해당될 지 한 번 생각해 보게.”


사람들이 도착하는 장소 : 

   사람들이 만나기 위해 모여드는 곳, 호텔의 로비나 규모가 큰 

   박물관의 홀, 기업 본부 건물의 리셉션 홀과 같은 개념

사람들이 기다리는 장소 : 

    극장 로비, 공항이나 기차역의 라운지

사람들이 지나가는 장소 : 

   항공기의‘비행 라운지’, 공항의 이동로, 도심의 지하거리

사람들이 잠시 머무는 장소 : 

   서점의 독자 코너, 쇼핑몰의 휴게실


“흠… 글쎄요? 교수님, 저희 교회의 로비는 이도 저도 아닌 것 같은데요? 뭐랄까, 그냥 커피숍인데요?”

“하하하. 그렇지? 약간 혼란스러움이 생길거야. 그런데 말일세. 위의 분석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것이란 말일세. 물론 교회 커피숍이 오픈을 하면 교회 성도들은 그냥 자연스레 이용을 할 것일세. 그러나. 다른 교회 성도들이나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발걸음을 하기가 쉬울 줄 아나? 절대 아닐세. 교회의 로비 카페의 위의 어떤 기준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네.”

“그럼, 교수님 말씀은 사람들의 이용을 늘이기 위해서는, 그러니까 불신자들이 마음껏 이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위쪽의 어느 부분엔가 해당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뭐,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지. 특히 제 3의 공간이 되려면 말일세. 사람들의 감정을 ‘이완’시키거나 ‘들뜨게’ 할 수 있어야 하지. 디즈니랜드나 영화관 등이 사람들에게 경탄과 신나는 감정을 주어 들뜨게 한다면, 산책로와 카페 등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겠지. 요즘 한국의 스타벅스에는 네이버라는 회사와 함께 책 읽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책을 많이 가져다 놓아 무료로 읽을 수 있게 하고 있다네. 이것은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쉼을 주려는 의도적인 컨셉이라네.”

“그렇다면 교수님, 교회는 공항 대합실이 아니니까, 기다릴 비행기도 없으니 그건 아닌 것 같고, 지나가는 장소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음…, 사람들이 기다리는 장소이자 잠시 머무는 장소가 되면 좋겠군요.”

“그렇지. 이제는 단순히 카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생각이 날 걸세.”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로비에 카페를 만드는 것을 인테리어 적인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즉, 만들기만 하면 사람들이 알아서 올 것이다 생각하지 말고, 이 공간이 어떤 개념이 될 것인가, 조절을 하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지. 그렇지. 교회 카페의 이름도 보다 일반적인 것이나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이 들어도 크게 거부감이 없는 것이 좋을 테고, 카페를 만든 다음에는 철저하게 위의 컨셉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일세.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자 한다면, 지역 사회의 어떤 모임에 오픈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해야 할 것일세. 예를 들어 주부들의 모임을 지원하고자 한다면 지역 신문 등에 광고나 할인쿠폰 등을 삽지할 수 있을 것이고, 학생들을 위한 작은 세미나들도 열어볼 수 있을 것이네. 누구나 와서 머물렀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말이야. 소파도 약간 편안한 것으로 비치하고, 혼자 오는 사람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창가에 면한 테이블도 설치할 수 있겠지. 그리고, 와서 읽을 수 있는 도서; 기왕이면 일반인들이 볼 수 있는 신앙서적이나 경건서적과 다양한 소설들을 비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거야.”

“저는 커피 값만 싸게 내 놓으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많이들 범하는 실수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온다고 생각하는 것이네. 절대 그게 아니네. 물론 커피도 마시지만, 사람들은 위에서 말한 근본적인 이유 때문에 더 카페를 많이 찾는다네.”




라운징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구. 아까 내가 요즘 떠오르는 화두가 ‘라운징’이라는 이야기를 했네. 수준높은 휴식이 담겨 있는 단어지. 이것은 사실 중세 시대 교회가 담당했던 역할이야. 마을의 중앙에서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시끌벅적하게 나누던 곳이 바로 교회 아니던가. 이야기와 나눔이 가득한 곳에 쉼을 더할 수만 있다면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오며 가며 교회를 들리는 사람들에게 간혹 열리는 음악회나 열린 예배, 성경 공부 모임 등을 소개할 수 있다면 차근 차근 사람들의 곁으로 옮겨가는 셈일거야.”

“교회가 지역 사회에 단순히 편안한 공간이 된다는 것이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겠지만, 분명 사람들을 교회로 오도록 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은 많이 드는군요. 교수님, 이 부분을 조금더 고민해 볼까, 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책을 한 두어 권 소개해 주겠네.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어떤 공간이 될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일세.”

“감사합니다.”


일독을 권하는 책

『제3의 공간: 환상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연출 마케팅』

크리스티안 미쿤다 저/최기철,박성신 공역 | 미래의창 | 2005년 10월 


『시소모 sisomo : sight, sound, motion이 세상을 움직인다』

케빈 로버츠 저, 이상민 역 | 서돌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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