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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진정한 Community Church로 거듭나라 




행사가 1달을 조금 넘기게 다가왔다. 인터넷 광고와 신문광고를 통해 이웃초청큰잔치의 내용이 나갔다. 이벤트 페이지에는 교인들을 중심으로 하루 10-20명 정도의 히트 수를 보이기 시작했다. 중간을 깔끔하게 접어서 펼치면 예쁜 트리 모양이 나타나는 초청 카드는 교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1,000장을 찍었던 카드는 추가 비용을 들여서 2,000장을 더 찍기로 했다. 그리고 그 카드는 한 장에 1,000원씩에 판매하기로 했다.




교회와 세상의 생각이 다르다


변 교수님께서 목양실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박 목사, 그동안 잘 있었는가?”

“안녕하세요, 교수님, 이제 행사가 얼마 안 남으니 아주 정신이 없네요. 교수님께서 학기 말이라서 많이 바쁘시죠?”

“하하. 뭐 늘 그렇지. 이번에는 수업 시간에 그레이스 힐 처치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네. 아주 좋은 케이스라서 꼼꼼히 정리를 해주고 있지.”

“교수님, 저희 교회 얘기를 하실 것이 있나요? 이거 참 부끄럽기도 하구 그러네요.”

“아냐 아냐, 아닐세. 오히려 그레이스 힐 교회의 분위기가 훨씬 더 좋은 편이지. 이렇게 체계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마음이 열려 있는 교회가 어디 흔한가? 학생들에게 나중에 교회도 방문을 해보고, 웹사이트도 살펴보라고 권했다네. 그 말인즉. 어서 홈페이지를 새로 다듬어 놓으라는 뜻이지.”

박원재 목사가 홈페이지에 대한 상의를 목사님과 구체적으로 나누려 할 즈음에, 변 교수님께서 먼저 정리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다름 아닌, 교회 공간에 대한 재해석의 문제였다.

“박 목사, 자네는 이웃과 함께 하는 교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교수님께서는 늘 선문답같은 질문을 던지시네요. 글쎄요, 그게 쉽게 설명이 될 수 있을까요? 우선 저는 지역 사회에 봉사를 많이 하는 교회가 아닐까 하는데요.”

“그렇지. 그게 가장 먼저 생각이 나는 부분이지. 그 다음에는?”

“두번째로 많이 생각나는 것이 교회 문을 활짝 여는 것 아닐까요? 예를 들어 요즘 새로 짓는 교회들은 1층을 카페로 만들어서 사람들이 오며 가며 쉬게 한다는지, 아니면 소 예배실을 세미나실로 오픈해서 지역의 모임 등을 위해 오픈하는 것이지.”

“맞네. 대부분 신축하는 교회 건물이 요즘은 카페로 열어 놓는 추세지. 그런데 말일세. 그 카페가 열어 놓으면 잘 되는 것 같던가? 자네, 신축하고 있는 교회 말고, 지은지 1-2년 정도 된 교회에 가 본 적이 있는가?”

“아뇨. 교수님. 보통 교회 투어를 한다면 짓고 있는 교회를 다니지, 지은지 얼마 된 교회라면 프로그램 등을 보러만 다니지 않겠습니까?”

“카페나 세미나실을 오픈한 교회에 앉아서 한 번 반나절만 가만히 관찰을 해 보게나. 대부분의 경우 그 교회 교인들만 이용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될 걸세.”

“그런가요? 저는 일반적으로 교인들이 사용하겠지만, 근처 일반인들도 와서 보고 갈 것 같은데요?”

“이건 빈 말이 아닐세. 내가 꼼꼼히 살펴보고 느낀거야. 그런데, 자네 그게 왜 그런지 아나?”




제 3의 공간: 정말 지역사회를 위해 오픈해 놓았는가?


“우리가 잘 아는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를 ‘제 3의 공간’이라고 부른다네. 집이 제 1의 공간, 일터가 제 2의 공간이라면, 집과 일터가 아니라 편하게 가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을 ‘제 3의 공간’이라고 한다네. 요즘 기업들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공간을 이 ‘제 3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 이곳에 가면 내 집처럼 편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지. 내가 볼 때는 말야, 요즘 짓고 있는 교회들의 1층 카페가 그 교회 교인들에게는‘제 3의 공간’이지만, 아마도 지역 주민들에게는 내 집처럼 편안한 공간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네.”

“흠… 듣고 보니까, 그 말씀이 맞네요. 한국에 있는 제 친구 교회가 예배당을 리뉴얼하면서 1층을 카페로 만들었는데, 의외로 지역주민들의 활동이 적어서 고심하고 있더라구요. 처음에는 커피 값을 2,000원으로 내리면 많이들 올 줄 알았는데 성도들만 쓰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경우는 참 적다고 하더라구요.”

“자네라도 만약 교회에 다니지 않는데, 다른 교회에 가서 그 커피숍을 이용하려면 큰 용기를 내야 할 걸?”

“교수님, 어째서 그런 생각을 못 했을까요? 그냥 만들어 놓기만 하면 와서들 마음껏 사용할 줄 알았는데, 만든 사람의 생각과는 너무 틀리군요.”

“왜 기업들이 철저히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나? 그 사람들이야 많이 팔기 위해서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것이네만, 우리들도 예수님을 팔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해야 한다네. 정말 불신자의 입장에서 들어볼만한 이야기거리를 많이 만들어 내야지. 분명한 것은 그것이 복음의 선포와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네. 주님의 복음을 값싸게 팔라는 소리가 아니야. 사람들을 교회의 문턱에 오기까지 방해하는 모든 것들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지.”

  

교수님의 제안은 의외로 간단했다

지역 주민의 입장에서 교회를 바라보라는 것이었다. 다른 아무 제안도 없이 마을 사람들이‘아, 이런 것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 싶은 것을 하라는 것이었다. 1층에 카페가 있다면 관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지 말고, 그것을 사용할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홍보하고, 인테리어를 꾸미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보라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카페의 컨셉을 철저할 정도로 일반적인 느낌이 나도록 할 것을 강조하였다. 홍보 전단도 마치 일반 카페처럼 하면서 가능한 교회의 느낌을 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박목사, 교회 1층에 카페를 만들어서 일반인들에게 오픈을 할 때, 사람들이 잘 범하게 되는 오해가 있다네. 그것은 바로 카페에서 무엇인가 복음적인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야.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게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정확하게 듣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 사람들에게 영생의 복음을 전하겠나. 나는 말일세, 오랫동안 교회의 용도를 지켜보면서 말이야. 아주 신중하게 복음을 해석해 놓은 경우가 아니라면(아마도 이 경우에는 리서치와 디자인 비용이 적지않게 소요될 것이야), 도리어 철저하게 일반인들을 위한 카페의 느낌이 더 낫다고 생각하네. 적어도 이 경우에는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더라도 교회에 부담감이 없이 들어오지 않겠나.”

“맞는 말씀이시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교수님! 당회의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내심 불편해 하지 않으실까요?”

“그렇겠지. 그러나 교회가, 진정한 Community Church를 바란다면 지역 사회를 위해서 어떤 것들을 줄 수 있을지 꼼꼼하게 챙겨봐야 할 것이라네.”




Community Church의 Design


좋은 디자인이 반드시 예산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교회가 하던 방식대로의 사역에 대한 틀을 과감히 깨고, 어떻게 지역 주민과 연합하여 공동체를 꾸려갈 것인가 심도깊게 고민해 볼 때 디자인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교회의 느낌과 분위기를 바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지역교회가 좋은 디자인을 위해 고민해 보아야 할 질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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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역의 문화적인 수준이 어떠한가? 

   공연 등의 이벤트를 할 때, 중요한 척도가 된다.


2. 교회 구성원들의 문화적인 수준이 어떠한가? 

   상위 특정한 구성원들에 초점이 맞춰진 행사나 프로그램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비교의식을 느끼게 할 수 있다.


3. 교회의 불신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불신자들의 입장에서 설계되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성도들만 주로 사용할 공산이 크다.



4. 불신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일반인들의 언어로 표현되어 디자인되는가? 

  불신자들이나 타 종교인의 경우 ‘부흥성회’와 같은 단어의 뜻을 

  모를뿐더러, 거부감까지 같고 있는 경우도 많다.


5. 디자인을 할 때, 적절한 비용을 들이는가? 

  너무 저렴하게 인쇄비만 책정하는 경우, 비싼 강사를 모시고도 행사의 질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6. 지역사회를 위한 장기적인 플랜이 있는가? 

  단순히 급조되는 행사 위주의 계획만 있을 경우, 지역 주민들의 교회에 대한

  신뢰를 얻기가 매우 힘들게 된다.


7. 전문가들을 위촉하여 이용하는가?

  교회 내의 홍보 전문가, 마케팅 전문가, 디자인 전문가, 이벤트 전문가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프로페셔널한 그룹을 이루어 주면 좋다. 이때, 이들은 다른 

 위원회나 교사, 목자 등의 직분이 이중으로 위임하지 말도록 하며 이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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