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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하나의 일러스트에서 출발해보자

대규모 행사 디자인_3




선임 디자이너를 두라


“박목사!”

“네, 교수님. 아침 일찍 오셨네요.”

“자, 인사하게나. 이번 이웃초청큰잔치를 담당하게 될 선임 디자이너 오수진양이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수진입니다.”

“교수님, 말씀도 안하시고 이렇게 다른 분을 대동하시고 오셔서 조금 놀랐습니다.”

“아, 내가 어제 밤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아무래도 나보다 담당 디자이너가 한 명 프로젝트에 따라 붙는 것이 훨씬 낫겠어서, 새벽에 급히 불렀다네. 오수진 양이 교회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서, 아마 교회의 민감한 필요에 그때 그때 잘 대응을 해 줄거야. 참, 오수진 디자이너의 직함은 선임 디자이너일세. 보통은 그냥 팀장이라고 한다네. 그렇지. 이번 이웃초청 잔치 프로젝트의 팀장이 되겠구만.”

“오 팀장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 팀장이 함께 진행하는 다른 프로젝트 관련 미팅으로 먼저 자리를 떴다. 차를 마시면서, 변 교수님은 프로젝트에 맞춰 담당 디자이너가 따라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한 디자인회사나 인쇄소 등과 오래 거래한다면 담당자가 그 교회의 느낌과 지향점을 오랫동안 지켜오면서 체감할 수 있기 때문에, 번번이 거래처를 바꾸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물론 디자이너나 회사의 역량이 수준 이상급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만약, 오랫동안 거래를 했어도 그 디자인의 결과물들이 교회의 이미지를 해치고 있다면 정중한 이해를 요청하면서 다른 회사와 접촉하는 것이 낫다.

  미팅은 며칠 뒤, 디자인 컨셉 회의를 약속하면서 일찍 끝이 났다. 박목사는 화요일 아침의 분주한 일상을 따라 변 교수님을 마중했다.




컨셉에 맞는 것은 무엇일까?


  똑. 똑. 똑

“네, 들어오세요.”

“박 목사님 안녕하세요? 오수진입니다.”

“아이구~ 오 팀장님,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 뵙겠네요. 이번 행사의 총괄 디자인 기획을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아주 새로운 느낌으로 뭔가를 해야 해서 부담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오 팀장님만 믿어요.”

“호호호. 저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프로젝트랍니다. 여기 저희 팀에서 리서치한 데이터들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아, 그래요? 좋아요. 좋아. 어서 봅시다.”

오 팀장은 A3 사이즈의 폼보드에 리서치한 자료들과 다양한 이미지를 펼쳤다. 미팅이 커질 경우에는 빔 프로젝터를 이용하여 화면으로 프리젠테이션 하기도 한다고 했다.

“박목사님, 이번 이웃초청큰잔치의 주제는 ‘회복’으로 들었습니다. 저희는 지역 사회의 태신자들에 대한 인구조사를 토대로 몇 가지의 컨셉을 뽑고, 관련 이미지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오, 멋져요.. 그런데, 오 팀장님은 교회에 다니시나요?”

“호호, 박목사님. 물론이죠. 저는 함께하는교회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 함께하는교회? 김 요한 목사님은 잘 계시나요? 잘 아는데, 요새 통 연락을 못했네요.”

“네, 잘 계세요.”

“중간에 말을 끊어서 미안해요. 자, 계속 합시다.”

“넵. 그래서 저희가 리서치한 자료들을 중심으로, 저희 교수님께 들은 개발 컨셉에 대한 내용들을 지속적으로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 무리의 사람들에 대한 상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새들백교회에서는 ‘샘’이라는 캐릭터로 전도 대상자들을 불특정 다수에서 조금 더 좁힐 수 있었는데요, 저희는 다음과 같은 사람들이 꼭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교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으나, 한인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을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일상 생활이 바쁘고, 이민과 유학 생활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가족과 가족, 이웃과의 사이가 조금 팍팍하고 메마른 느낌이 드는 사람들입니다. 무엇인가, 어딘가에서 반복되는 일상을 극복할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힘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술이나 도박 등의 유흥은 순간 잊을 수는 있으나 힘이 될 수 없다는 것도 깨달은 사람들입니다.”

“그렇군요. 뭐랄까, 이렇게 전도 대상자들을 묘사하니까, 뭐랄까, 마치 이웃의 누구 누구처럼 그림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는군요.”

“네, 맞습니다. 아주 자세할 필요는 없지만, 이렇게 어느 정도는 윤곽을 두어야 어떤 느낌의 이미지와 메시지로 갈지 다듬어 갈 수가 있기 때문에, 저희가 꼭 거치는 작업입니다. 사실, 시간과 예산이 많다면 간단히 몇몇만 인터뷰해서 리서치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화나 서면, 방문 인터뷰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보다 완벽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데,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 것이 참 아쉽네요.”

“하하. 오 팀장님, 지금 이것만으로도 멋져요. 다음 번에 더 멋지게 작업해 봅시다.”

“저희는 이 사람들에게 어떤 그림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수 만 개의 데이터베이스에서 3장의 사진을 골랐습니다. 추리고 추리면서 중복되지 않는 느낌으로 골랐으니까,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이나 사진을 고르는데 심혈을 기울이자


“와우! 몇 만장이나 되는 사진을 봤단 말인가요? 그렇게 많은 사진을 어디서 볼 수 있죠?”

“사진은 www.gettyimag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그래퍼들이 찍어놓은 사진이 가득한 사이트입니다. 그곳에서 ‘creative’ 메뉴에서 검색어를 치시면 관련 검색어 된 수 천장의 사진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아… 그래요? 그럼 그 사진은 마음대로 쓸 수 있나요?”

“호호, 목사님. 그럼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저작권이 있기 때문에 무단으로 사용하시면 벌금을 크게 내실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안되구요. 무료 이미지를 쓰실 수 있는 다른 사이트들을 소개시켜 드릴게요. www.imagecd.com 이나 www.freegine.com, www.coowoo.com 등에 가입하시면 고해상도 이미지를 매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좀전에 설명드린 사이트들에 있는 사진들은 모두 최고급 해상도의 이미지라서 낱장으로 사시면 장당 20여 만원이나 한답니다.”

“아니, 무슨 이미지가 그렇게 비싸지요? 인터넷을 뒤지면 가득한 것이 이미지 아닌가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이미지들은 저작권이 있는 것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있어서, 혹시라도 그것을 이용해서 책을 출판하시거나 교회 웹사이트를 만드시면, 나중에 소송에 걸리실 위험이 있습니다. 저작권이 해결된 이미지를 사용하는 디자이너와 꼭 작업하셔야 합니다. 아니면, 교회에서 이미지를 구매하셔서 사용하시던가요. 목사님, 생각해보세요. 세계 최고의 사진가가 최고급 카메라로 비행기나 배를 타고 멀리 가서 찍은 사진을, 역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비싼 드럼 스캐너로 스캐닝하여 디지털 이미지로 만든 후에 전문가의 손길로 보정된 이미지라고 생각하시면, 원가는 한 장에 몇 백만원이 될 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여러 명이 사용하기 때문에 몇 십만원이라는 금액에 쓰실 수가 있는 것이랍니다.”

“흠… 이해는 되는데, 교회에서 사진 한 컷에 수십만원을 주고 쓰기란 쉽지가 않네요.”

“네. 맞습니다. 목사님, 그래서 저희도 가능한 저렴한 이미지 중에 느낌이 좋은 것으로 골라 사용하려고 많이 노력한답니다. 아까 말씀드린 www.coowoo.com 사이트에 가시면 도움을 많이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대규모 행사 같은 경우에는 사진 한 컷이나 일러스트 한 컷 정도는 몇 십만원을 주고 구매하셔도 절대 아까운 것이 아닙니다. 인쇄비나 출력비만 생각하시는데, 오히려 그런데는 최대한 비용을 줄이시더라도 디자인이나 컨셉을 잡는데 큰 비용을 들이시는 것이 나중 결과는 훨씬 좋을 수가 있거든요.”




하나의 컨셉, 광범위한 전개


오 팀장이 프리젠테이션을 계속해서 이어 나갔다.

“중요한 것은, 최적인 하나의 이미지를 골라, 가능한 광범위하게 그 컨셉을 전개하는 것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몇 가지의 기준을 토대로 저희가 앞으로 디자인할 작업에 맞다고 여겨지는 이미지들을 준비했습니다. 한 번 보시고, 함께 골랐으면 좋겠네요. 원래는 저희가 시안으로 몇 가지를 만들어서 가지고 오지만, 교수님께서 차근차근 과정을 설명해 드리라고 하셔서 이미지를 먼저 준비해 왔습니다. 첫 번째, 비둘기 이미지는 교회 내부적으로는 성령의 은혜를 상징하고, 외부적으로는 부드럽고 친근한 느낌을 줍니다. 두 번째, 탕자의 비유를 모티브로 아버지와 아들이 껴안고 있는 이미지는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그리고 성서적인 느낌을 줍니다. 세 번째, 눈이 쌓인 마을에서 뛰어노는 사람들과 집은, 축제의 느낌을 줍니다. 마지막, 이미지는 빛이 내리는 천사의 이미지로 소복히 쌓인 느낌이 신비함과 영성의 느낌을 줍니다.”

설명이 끝나자 잠시동안 침묵이 흘렀다.

“음, 멋지군요. 그런데, 하나를 고르기가 참 쉽지 않군요. 꼭 이중에 하나를 골라야 하는 건가요?”

“네, 목사님, 가능한 하나를 고르셔야 그것을 메인 컨셉 이미지로 가고, 필요에 따라 하나 정도는 더 추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우리 조금만 더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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