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work article contact






#3 비전을 시각화 하다



변교수에게서 온 설문지는 참 복잡한 내용이었다. 교수님은 메일에 요즘은 이렇게 복잡하게 인터뷰하지 않는 추세이기도 하나, 제대로 된 프로젝트라는 개념으로 잡기 위해서 전체적인 내용을 모두 정리해 달라는 요청을 하셨다. 


---------------------------------------------------------
귀하의 직함을 기록해 주십시오. (                   ) 
귀하의 성명을 기록해 주십시오. (                   ) 

목표 
1. C.I.P.(Church Identity Program)작업을 시작함에 있어, 귀하께서 가지고                       
  계신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입니까? 
2. 객관적인 입장에서 금번 C.I.P의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특징과 차별화 
3. 우리 교회가 지역 내 다른 교회들과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4. 우리 교회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교회와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5. 더욱 더 차별화를 시키신다면 어떤 부분에 집중하시겠습니까? 
6. 우리 교회의 자랑거리는 무엇입니까? 
7. 우리 교회가 현재 안고 있는 약점은 무엇입니까? 
8.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단기적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9.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장기적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이미지 
10. 우리 교회가 5년 후 지역사회에 어떤 이미지로 비춰지길 원하십니까? 
11. 우리 교회를 묘사할 수 있는 동물을 고르고, 이유와 함께 적어 주십시오. 
12. 우리 교회에 어울리는 식물을 고르고, 이유와 함께 적어 주십시오. 
13. 우리 교회를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은 무엇입니까? 선택하신 이유를 
   함께 적어 주십시오. 
14. 우리 교회를 잘 나타내는 음악을 골라 주십시오. 선택하신 이유도 
   함께 적어 주십시오. 
15. 신문, 잡지, 방송 등에서 본 것 중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하는 교회나 
   브랜드의 로고가 있으면 개수에 상관없이 적어 주십시오. 
16. 그 로고들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십니까? 

비교 
17. 알고 계시는 교회 중 뛰어난 교회는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18.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19. 우리 교회가 위 교회를 벤치마킹하여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C.I.P 
20. 로고나 제품은 다양한 분위기를 나타냅니다. 마음 속에 가지고 계신
   생각 중, 우리 로고는 ‘이런 스타일이었으면 좋겠다’ 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형태, 색상, 분위기 등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자유롭게 기술해
   주십시오. 

---------------------------------------------------------

전화벨이 울렸다. 
“네, 그레이스 힐 처치의 박원재 목사입니다.” 
“박목사, 날세. 그거 잘 받았지? 읽어보니 좀 어때?” 
“교수님! 이거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데요? 이렇게 많이 적어야 하나요? 그냥 대충 말씀드리면 교회 로고 만들어 주시는 거 아니었나요?” 
“예끼, 이 사람아! 디자이너나 컨설턴트들은 하나님이 아니야. 주어진 정보들을 분석하고, 다양한 툴들을 이용해서 상황을 정리하고, 다른 케이스들과 검토한 후, 마지막에 그것들을 창조적으로 요리하는 것이라네.  그러니까, 기초가 되는 정보들은 교회에서 나와야지. 물론 우리쪽에서도 나름대로 꼼꼼히 준비하고 있다네.”
“아~ 그렇습니까?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 계시는 거죠?” 
“우선 인터뷰 자료가 오면 그것을 가지고 디자인 스케치를 할 걸세. 그리고, 현재 이쪽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회들의 다양한 디자인 스타일과, 컨셉, 그리고 비전을 어떻게 구현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네. 우리 연구원들이 고생하고 있어....   이거 말일세, 다른 경우였다면 금세 5,000만원은 넘은 프로젝트였겠어.”
“헉…교수님… 무슨 그림 한 개 그리는데 오천만원이나 하나요?” 
“하하하. 글쎄. 그거야 자네 교회와 우리 회사가 얼마나 큰 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천차 만별이지. 나중에 내가 다시 얘기하겠네만, 적당한 비용을 들이는 것을 결코 나쁜일이 아니라네. 아무튼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함세. 자 그럼. 다음 주에 다시 통화하자구.” 
“네, 건강하시구요, 저희 목사님이랑 이거 정리해 놓겠습니다. 좋은 디자인 부탁드려요.” 
박 목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전화를 끊었다. 
5,000만원이라니…? 도대체 이딴 걸로 집 한 채 값을 쓰는 곳이 있단 말인가? 
‘교수님께서 나중에 상세히 설명해 주신다고 하셨으니, 우선 한 번 믿고 기다려 보지’ 
박원재 목사는 펜을 들어 내용을 하나씩 적어가기 시작했다. 




twitter facebook google+